추용호 소반장 사태, 상생 해결책 모색해야

김영훈 기자 | 기사입력 2017/01/03 [15:13]

추용호 소반장 사태, 상생 해결책 모색해야

김영훈 기자 | 입력 : 2017/01/03 [15:13]
▲     © 편집부
근래 문화예술 1번지 도시라 불리는 통영시의 문화시책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뉴스로 떠 오른 것은 추용호 소반장의 집과 작업공방 철거문제가 아닌가 한다.
 
통영시가 도시계획 도로를 내면서 공방과 집 철거를 강행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추용호 장인과 그를 지지하는 인사들은 SNS를 통해 통영시의 문화정책 부재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고, 급기야는 문화마인드가 결여된 도시로 낙인찍히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이 문제와 관련해 추용호 장인과 그를 지지하는 분들의 주장이나 의견은 온전한 진실일까? 아니면 통영시의 문화 홀대정책이나 밀어붙이기가 사실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기자가 봤을 때, 어느 일방의 잘못이라고 몰아 부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첫 단추, 충분한 대화의 부재
 
현재 추용호 장인은 지난 5월30일 이후, 7개월째 천막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경위야 어떻든, 이를 지켜보는 문화계 인사들은 물론이고, 그를 지지하는 시민들도 마음 아프기는 한가지다.
 
모든 일에는 첫 단추를 어떻게 끼우는가가 중요하다. 통영시와 추용호 소반장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충분한 대화를 갖지 못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시 입장에서는 워낙 오래전부터 준비한 도시계획 도로 개설이기에 당연히 준비가 되어 있으리라 생각했던 것이고, 추용호 소반장의 경우엔 갈 곳 없는 상황에서 설마 통영시가 강제 철거를 진행할까? 라고 생각했기 때문은 아닐까?
 
통영시의 대안 제시와 추용호 장인의 요구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통영시는 여러 경로를 통해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첫째, 현재 다른 장인들이 사용하고 있는 전수교육관에 별도의 부스를 마련하는 것과 둘째, 도천동 155번지 인근 지역으로 현재의 건물과 공방을 이전하면서 원형 복원하고, 별도로 2층 규모(64평 정도)의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을 건립해 더 나은 여건과 환경에서 전승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그러나 추용호 장인은 “현 위치 그대로 보존하면서 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를 계속해 오면서 접점 찾기에 실패한 것이다.
 
추용호 소반장 공방, 문화재적 가치는?
 
추용호 소반장의 공방에 대한 문화재적 가치와 문화재 등록은 시민사회단체나 정치적 관점이 아닌 관련 전문가의 검토와 자문을 거쳐 미래지향적인 문화재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돼야 한다.
 
문화재청은 “살림집과 공방은 지역의 전통공예 작업장으로써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며, 경남도는 “인문적 가치에 비해 건축적 가치는 미약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고, 통영시 자체 조사결과는 “지역 민가로서의 보편적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일생동안 작업해 온 공방과 생활공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결론적으로 이 건물(공방)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특성과 의미만을 부여하고 있지, 그 누구도 쉽게 문화재적 가치가 있다고 단언할 수 없는, 다소 애매한 결과만 얻었을 뿐이다.
 
이 도시계획 도로는 이곳 주민들의 오래된 숙원사업이다.
도시계획 도로는 1971년 결정된 이후 오랫동안 추진하지 못하다가, 2009년 5월 실시계획 인가, 그해 12월 보상계획 공고로 추진됐고, 이후 도로를 반대하거나 거부 의사는 없었다고 한다.
 
지금 추용호 소반장의 공방은 완공을 앞둔 도시계획 도로 중간에 홀로 서 있다.
시는 추용호 장인의 입장뿐만 아니라 이 도로의 완공을 기다리는 주민들의 마음도 헤아려야 하는 딱한 입장이다.
 
양측 입장 팽팽, 상호 이해와 존중 우선돼야
 
기자의 눈에 비친 현 상황은 두 의견이 다 그릇됐다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전승예술이라 하더라도 자신과 이웃한 지역민의 이익에 반하고 불편을 주며 상호 화합의 길을 모색하지 못한다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상호 존중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이웃과 유리된 것이 아니라 함께 누리는 것이 진정한 문화예술 정신이 아닐까.
 
그와 함께 도로 개설이 법 절차에 어긋나지 않고 이웃 주민들의 행복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해도, 평생 소반장 제작 외길을 걸어온 한 장인의 터전을 없앨 수 있느냐는 것이다.
 
12공방은 통영의 자랑이다. 추용호 장인은 통영시와 한국의 중요한 무형문화재이다.
그러나 대안은 언제나 현실 가능한 범주 안에 있어야 한다.
문화재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직도 명쾌한 답을 내 놓지 않고 있다. 통영시 역시 사태해결 방안을 긍정적 시각으로 검토해야 한다. 추용호 장인 역시 당사자로서 구체적이고 가능한 범위에서 요구해야 한다.
 
자신의 입장만을 주장하기보단 서로 한 발 양보하면서 다 함께 사는 상생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민단체도 상호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대안 찾기에 나서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시 조례에 있는 사회갈등해소위원회 가동도 그 방안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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