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문화 답사기, 통영편' 최근 출간돼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 다섯 번째 여정

김영훈 기자 | 기사입력 2020/12/16 [18:43]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 최근 출간돼

바다에서 쓴 21세기 ‘섬 대동여지도’, 다섯 번째 여정

김영훈 기자 | 입력 : 2020/12/16 [18:43]

섬의 생존과 일상을 찾아 통영 바다의 섬에 가다

 


'치열한 생존과 일상을 기록한 섬들의 연대기'라는 부제를 단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저자 김준, 도서출판 보누스)이 최근 출간됐다.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은, 2011년 총 8권으로 기획한 '한국 섬총서' 프로젝트의 장중한 서막을 열어젖힌 첫 번째 권 '여수, 고흥편'과 '신안편', '완도편', '진도 제주편'에 이은 다섯 번째 권이다.

 

이번에 출간되는 '섬문화 답사기 통영편'은 경상도 통영의 푸른 바다와 그 속에서 어우러져 살아가는 남해 바다의 속정 깊은 이야기를 들려줄 전망이다. 바다 내음 가득한 그들의 웃음과 소금기 머금은 이마의 주름을 통해 통영의 섬들이 오래 간직한 이야기들을 펼쳐 보여준다.

 

'섬문화 답사기'는 한국의 3,300여 개 섬 가운데 460여 개 유인도를, 20여 년에 걸쳐 낱낱이 누비면서 기록한, 발로 쓴 장편 답사기이자 장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고독과 고립의 공간인 섬에서 거역할 수 없는 사나운 바다와 거친 바람이라는 숙명적인 제약에 온몸으로 맞서며 미역줄기처럼 질기게 살아온 섬사람들의 치열한 생존의 역사와 일상에 포커스를 맞췄다.

 

새로운 과거, 혹은 오래된 미래로서의 섬의 모든 것을 수집하고 변모를 추적한 농축된 자료이기도 하다.

 

해양문화를 연구하는 저자 김준의 섬에 대한 대서사시는 단 하나의 바람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3,300여 개의 섬이 있습니다. 유난히 섬이 많아서 해양국가라고 불릴 법도 하지만 우리의 생활은 육지가 주된 무대입니다. 그렇게나 많은 섬들 중 유인도는 460여 개이며, 그나마 점점 무인도화되고 있습니다. 그 소중한 우리의 섬들이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사람과 바다가 어우러진 생활과 문화가 있던 우리의 터전이 흩어져 버리고 있습니다. 이제 더 사라지기 전에 기록해야 합니다".

 

한려수도해상공원에 속하는 통영 바다와 섬은 비교적 육지 도심과 가깝다. 섬들은 대부분 도심에서 한 시간 이내에 갈 수 있고 풍광이 아름다워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아름다운 이곳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통영 섬은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크게 미륵도권, 욕지도권, 한산도권, 사량도권으로 나뉜다.

 

미륵도권은 산양읍권과 풍화리권으로 다시 나뉜다. 산양읍권은 가깝게 곤리도와 송도, 학림도, 저도, 만지도가 있고, 좀 떨어져서 연대도와 만지도와 추도가 있다. 이들 지역은 굴이나 홍합 등 패류 양식보다는 가두리 양식이 활발한 곳이다.

 

연대도는 행정안전부 명품 섬으로, 만지도는 국립공원 명품 마을로 지정된 후 출렁다리로 연결됐다. 통영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섬이다.

 

풍화리권은 오비도를 중심으로 갯벌이 발달한 곳으로 바지락, 개조개가 많이 서식하며 굴 양식을 많이 한다. 반면에 미륵도 동쪽 도남리와 영운리는 멍게 양식이 발달한 곳이다. 미륵도의 척포항이나 곤리도는 생활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한산도권은 한산도를 중심으로 비산도, 좌도, 추봉도, 용호도, 죽도까지 아우른다. 죽도를 제외하고는 굴 양식이 발달했다. 한산도는 거제와 통영 사이로 흐르는 바닷길 견내량에 위치해 있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의 격전지이며, 조선조 해군본부 삼도수군통제영이 시내로 오기 전에 한산도에 있었다.

 

또 한국전쟁 시에 용호도와 추봉도에는 전쟁포로수용소가 있었다. 또 통영 사람들이 여름철에 즐겨 찾는 비진도해수욕장이 있다.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는 남해안 별신굿의 죽도, 무인도로 바뀐 가왕도, 아름다운 섬 매물도 역시 한산도권에 속한다.

 

어장이 좋아 탐냈던 바다, 이제는 걷기 좋은 섬 

 

욕지도권은 통영에서 어업이 가장 발달한 섬들이다. 그만큼 어장이 좋아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이주 어촌이 형성되었던 곳이다. 주요 섬으로 욕지도, 노대도(상도, 하도), 두미도, 초도까지 포함한다.

 

욕지도는 일제강점기에 고등어 파시로 유명했으며, 특히 자부마을은 일본인 이주 어촌이 정착하면서 근대 어촌이 시작된 곳이다. 잡는 어업만 아니라 고등어 양식과 참치 양식이 이뤄지고 있다. 주로 삼덕항에서 출발하며 배가 자주 있고 트래킹하기 좋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

 

연화도와 우도는 바다를 보며 걷기 좋은 섬이다. 노대도는 두 섬이 마주 보는 가운데 천연 양식장이 만들어졌다. 추도와 함께 물메기를 많이 잡는 두미도는 동백으로 유명하다.

 

사량도권의 연도교로 이어진 상도와 하도, 수우도가 있다. 이들 섬은 바위산이 아름답고 아기자기해 최고의 바윗길 트래킹으로 꼽힌다.

 


섬과 섬에서 살아온 삶을 존중해야 한다,

 

청정구역에서 지내던 주민들이 이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 주민만 아니라 섬도 수난을 겪고 있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머물다 보니 일회용 쓰레기가 크게 늘었다. 간혹 집에서 쓰던 것까지 들고 와서 슬그머니 섬에 두고 가는 얌체들도 있다. 섬에도 삶이 있고 문화가 있고 규칙이 있다. 주민들도 생각을 달리해야 하지만, 섬을 찾는 여행객도 섬 여행 문화를 바꿔야 한다. 섬은 주민들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섬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삶은 분명히 존중해야 한다. 이제 섬은 주민보다는 뭍에서 들어오는 사람이나 여행객이 더 즐기고 이용하는 공간이 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섬을 찾고 바다를 즐기며, 섬 길에서 힐링한다. 또 섬과 바다에서 나는 것을 찾아 먹는다. 도심공원처럼 섬은 육지 사람들의 공원이 되고 있다. 섬에서 차박이나 캠핑을 하는 사람이 늘면서, 갑자기 수요가 늘다 보니 무질서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섬은 자유’라는 인식이 ‘섬에서는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제 섬 산은 등산객에게, 섬 바다와 해변은 낚시객과 캠핑객에게 내줘야 할 형편이다.

 

그 뒤처리를 모두 주민이 할 수 없고, 지자체도 감당할 예산과 행정력이 부족하다. 섬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고 이용하는 방식도 다변화하는 만큼 섬과 섬에서 사는 사람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저자 소개

 

김준

 

섬과 바다를 떠돈 지 어느덧 서른 해가 다가온다. 어느 샌가 자신의 삶까지 어민들의 생태 시간에 맞춰지고 있다. 봄에는 숭어를 잡는 어부가 되고, 여름에는 민어를 찾았다. 가을에는 낙지를 찾아 갯벌을 헤매고, 겨울에는 널배를 타고 꼬막을 캐는 아낙이 되기도 했다.

 

섬이 품고 있는 가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삶 속에 깃들어 있는 지혜, 뭍에서 파괴된 오래된 미래가 바다에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갯살림과 섬살이의 지혜를 찾고 있다. 그것이 미래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주는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어촌사회학》 《김준의 갯벌이야기》 《어떤 소금을 먹을까》 《바다맛기행》 《섬 : 살이》 《물고기가 왜?》 《섬문화답사기》 (여수 고흥편, 신안편, 완도편, 진도 제주편)라는 책을 출간했다.

 

지금도 갯벌과 바다, 섬과 어촌을 찾아 그 가치를 글과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다. 지은이는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한 오래된 미래가 섬과 갯벌에 있다고 굳게 믿는 ‘섬의 남자’다.

 

 

지은이 김준

판 형 152*225

장 정 무선제본

면 수 464쪽

|SBN 978-89-6494-469-1 (04900)

가 격 22,000원

문 의 편집부 (333-3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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