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

김영훈 | 기사입력 2012/07/20 [09:33]

기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는 것...

김영훈 | 입력 : 2012/07/20 [09:33]
참 부끄럽다.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다.
현재 통영의 언론 풍토와 환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나도, 일 다 때려치우고 기자나 할까?"
"아무나 기자가 될 수 있나요?..."
"글쓰기 기본도 안되는 사람도 기자짓 할 정도면..."
 
실제로 여기 저기서 듣는 말이다. 한마디로 기자에 대한 비아냥 거림에 다름 아니다.
맞춤법도 제대로 모르고, 주어는 빼 먹기 다반사며, 몇번을 고쳐 읽어도 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운 기사 또한 남발하고 있다. 참고로, 좋은 기사는 초등 4학년 정도의 수준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게 쓴 기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워낙에 우후죽순격으로 많은 인터넷매체들이 언론사로 등록되면서, 다양한 의사전달이나 표현도 가능해 졌다 하지만, 자격심사조차 없는 '기자직'에 대한 그 폐해 또한 만만치 않음의 반증일 것이다.
 
서설이 길었다.
 
최근 이같은 실상에 대해 모 지역주간지의 칼럼니스트인 윤모라는 인사가 '언론과 관련된 칼럼'을 게재한 것이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작은 파문'이라 함은 많은 시민들 사이에 회자되고 화제가 되기 보다는 지역언론 당사자들에게만 생겨난 파문이기 때문이다.
 
후배 기자가 칼럼 내용에 문제가 많다며, 읽어 보라고 알려주어 그 칼럼을 뒤늦게 찾아 읽어 보았다.
 
첫 느낌은, 그저 부끄럽다는 느낌이었다. 지역 언론 현실을 꼬집는 내용이 주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그 내용 또한 부정적인 내용임은 불문가지다. 충분히 자기 반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칼럼의 결론 부분이 너무 앞서 나간 것도 사실이다. 좁은 지역의 특성 상 과하다 싶을 정도의 많은 언론매체가 활동하고, 너도 나도 기자입네 하며 거들먹 거리는 것은 우리 언론들이 부끄러워 해야 하고 조심해야 할 부분이지만, 그 해결문제는 결국 우리 언론인 스스로 풀어가야 할 문제인데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결말 부분은 적절하다고 볼 수는 없는 월권적 견해였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 종사자로서 마땅히 공감하는 내용이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고 해결하지 못하면 언젠가는 타인의 손에 의해 정리될 수 있다는 역사적인 교훈에서 그렇다. 
 
문제는 그 칼럼을 두고 대응하는 몇몇 언론매체의 태도다. 마치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식으로 이에 대응하는 일부 매체의 주장은 도를 넘어도 많이 넘었다. 칼럼 내용에 대한 논리적 반박 보다는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적으로 흐르는 것은 보복성 기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칼의 용도는 다양하다. 요리 할 때나 작업 할 때는 유익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것을 사람에게 향하게 할 때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살상도구가 되는 셈이다.

언론매체는 마치 칼의 용도와 비슷하다. 그래서 두얼굴이다.
언론자유를 주장하면서도 책임은 지려 하지 않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에는 유익한 도구로 인식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에는 곧장 무기로 둔갑시키기 때문이다.
 
언론매체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법규나 규정은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도, 그리고 더 나아가 자신의 치부는 철저하게 감추면서도, 전혀 중립적이지도 않고 악의적으로 대상을 공격하면서도, 자신을 향한 칼날에 대해선 옹졸하기까지 한 대응은 역겨운 수준이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자기의 본심은 숨기며,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리고 이해득실에 따라 상대방을 줄기차게 공격하는, 그렇게 언론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는지, 제대로 살펴보아야 할 시점이다.
 
그 기사 내용이, 또는 그 주장이 한때 일시적이나마 옳게 보인다 하더라도, 그 이면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 지는, 그리고 왜 그렇게 과도하게 공격하는 지는 독자들이 더 현명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정보와 난무하는 주장들, 독자들이 그 옥석을 가려내서 습득하는 것도 참으로 고역일 수도 있겠다.
 
언론자유는 결코 전가의 보도가 될 수 없다. 자유를 누릴만큼의 책임도 마땅히 뒤따라야 한다. 언론자유를 빌미로 누구를 협박하거나 조롱하거나 과도한 공격이나 억측이 정당화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은 이미 일반상식이다.
 
우선 '나' 부터 뒤돌아 보고 반성할 것은 반성할 일이다. 자신은 엉망이면서 누구를 탓하거나 가르치려 한다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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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한숙 2012/07/23 [11:41] 수정 | 삭제
  • 구구 절절 맞는 말씀 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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