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이규성씨, '강구안길 시장 풍경'으로 당선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 시(詩) 공모전' 수상작 50선 발표

김영훈 | 기사입력 2013/01/11 [14:55]

통영 이규성씨, '강구안길 시장 풍경'으로 당선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 시(詩) 공모전' 수상작 50선 발표

김영훈 | 입력 : 2013/01/11 [14:55]
국내 최대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실시한 '아름다운 우리 시(詩) 공모전'에서 통영의 이규성(필명 동피랑)씨가 출품한 '강구안길 시장 풍경'이 당선 작품 50선에 포함됐다.
 
NHN㈜(대표이사 사장 김상헌, www.nhncorp.com)은 지난해 한글날을 기념해 개최한 '아름다운 우리 시(詩) 공모전'의 당선작을 발표하고, 당선 작품 50선을 담은 기념시집을 발간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시 공모전은 약 4만 건의 작품이 접수된 가운데, 대상 1편, 우수상 2편, 그 외 당선작 47편을 포함해 50편의 작품을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작품은 네이버 한글캠페인 페이지(http://hangeul.naver.com/poe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3월21일 '세계 시(詩)의 날'에 맞춰 당선 작품으로 구성된 시집 '네이버 아름다운 우리 시 50선'을 발간할 계획이다.
 
공모전 심사는 한국 현대시의 대가인 김명인, 정호승, 김용택, 안도현 시인이 맡았으며, 김명인 시인은 "일반인의 시 수준이 이렇게까지 높은 수준이라고는 미처 기대하지 못했다. 실제로 살펴보니 주옥 같은 작품이 많았다. 심사위원으로서 심사하면서도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심사평을 밝히고 이번 공모전의 수준 높은 작품성과 참신한 내용에 대해 호평했다.
 
대상은 '백석을 읽는 밤'(아이디: meron***)이 수상했으며, 대상 선정 이유로 김명인 시인은 "봄밤의 정서가 백석 시의 따뜻한 낭만성과 어울려 산뜻하게 표현되어 한글 시의 아름다움이 잘 살렸다"고 평하고, 정호승 시인은 '시를 사랑하는 한국 독자들의 가슴에 영원히 살아있는 백석 시인의 마음을 그대로 옮긴 듯하다'고 밝혔다.
 
네이버 BX센터의 김우정 센터장은 "아름다운 우리 시 공모전은 초등학교부터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기대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참여해 주셨다는 점에서 전국민적인 참여열기를 이끌어 냈다고 본다"며 "공모전을 통해 표현된 아름다운 시심을 계속 이어 나가 한글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당선작 50선에 포함된 이규성씨의 시 전문이다.
 
강구안길 시장 풍경(아이디 lgs2***)
 
파도가 잇단음표 줄을 잡고
너울너울 해안가에 밀려든다
 
악보마다
목을 구부린 높은음자리 물새들이
돌아갈 집이 그리운 시간
 
우묵한 눈동자 같은 통영항 푸른 바다에
노을은 울컥 울컥 붉은 비린내를 토하고
꿀빵 사이소, 김밥 사이소
생의 애환 길게 뽑는 아낙들의 아니리 소리
 
중모리 장단에 울음 하는 갈매기 몇 마리가
방금 펄떡이다 도살당한 생선을 노리고
살아서는 밀물과 썰물을 다 마시고도
참서 한 권 되지 못한 해초들이
죽어서야 마른 경전이 되어
건어물 가게에 차곡차곡 쌓여있다
 
은빛 햇살이 바닷물에 잠드는 섬마을에서
뱃길 따라 푸성귀와 바지락을 팔러 온
노파의 저자거리에 해가 저문다
분주한 사람들은 갈 길을 재촉하건만
이토록 애달픈 곡조의 뜻을
어느 달 어느 별이 알았을까?
 
말린 문어가 비닐 옷을 입고
조등처럼 걸리는 강구안길 시장에
가을 소슬 바람을 타고 온 여승이
떠도는 구름 같이 불경을 읽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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